작년 건강검진에서 비타민 D 수치가 심각한 결핍 수준으로 나왔어요. 매일 종합 비타민을 챙겨 먹었는데도 말이에요. 의사 선생님께서 종합 비타민만으로는 개인별 영양 결핍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해 주셨어요. 그때부터 영양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어요.
종합 비타민의 함정: 모든 사람에게 맞는 건 없다
종합 비타민 하나면 모든 영양소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최근 연구들을 찾아보니 건강한 일반인이 종합 비타민을 복용해도 암이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대부분이었어요. 오히려 일부 경우 과다 복용으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해요.
제가 먹던 종합 비타민의 성분표를 자세히 살펴보니 더 놀라웠어요. 비타민 D는 하루 권장량의 40~160mg 정도만 들어있었어요. 한국인 대부분이 비타민 D 결핍인데, 이 정도 양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던 거예요. 게다가 칼슘은 1일 권장량 1,000mg 중 겨우 100mg만 포함되어 있었어요.
약사님께 물어보니 종합 비타민은 여러 성분을 한 알에 담으려다 보니 각 영양소의 함량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특히 부피가 큰 칼슘이나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은 아예 소량만 넣거나 빠지는 경우도 있대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건강식품, 뭐가 다를까요?
영양제를 고르면서 가장 헷갈렸던 부분이 바로 이거예요. 마트나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영양제들이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건강식품으로 나뉘더라고요.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에서 기능성과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검증받은 제품이에요. 제품에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붙어있고, 1일 섭취량과 복용 방법이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어요. 반면 일반 건강식품은 이런 공식 인증 없이 그냥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을 말해요.
처음엔 비싼 건강기능식품보다 저렴한 일반 건강식품을 선택했어요. 하지만 효과를 전혀 못 봤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기능성 성분이 제대로 들어있지 않거나 흡수율이 떨어지는 원료를 사용한 경우가 많았어요.
내 몸 상태 파악이 먼저였어요
무작정 영양제를 사기 전에 내 몸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해요. 저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비타민 D, 비타민 B12, 철분 수치를 확인했어요. 예상대로 비타민 D는 심각한 결핍 상태였고, 의외로 비타민 B12도 정상 범위 하한선에 있었어요.
식습관 일기를 2주간 작성해봤어요. 아침은 거의 거르고, 점심은 회사 근처 식당에서 대충 때우고, 저녁은 배달음식이 대부분이었어요. 채소나 과일 섭취는 거의 없었고, 유제품도 잘 안 먹었어요. 이런 식습관으로는 아무리 종합 비타민을 먹어도 영양 불균형을 해결할 수 없었던 거예요.
계절과 생활 패턴도 고려해야 해요. 저처럼 사무직이라 햇빛을 거의 못 보는 사람은 비타민 D 보충이 필수예요. 스트레스가 많고 피로가 심한 시기엔 비타민 B군 고함량 제품이 도움이 되고요.
영양제 선택할 때 꼭 확인한 것들
성분과 함량 체크는 필수예요
- 1일 권장섭취량 대비 몇 %가 들어있는지 확인
- 상한섭취량을 넘지 않는지 체크
- 원료의 형태 확인 (천연 vs 합성)
비타민 D의 경우 D2보다 D3 형태가 흡수율이 좋아요. 저는 비타민 D3 4000IU 제품을 선택했어요. 칼슘은 구연산칼슘이 탄산칼슘보다 흡수가 잘 되고, 위장 장애도 적어요.
궁합도 중요해요
칼슘과 비타민 D, 마그네슘은 함께 먹으면 시너지 효과가 있어요. 반대로 칼슘과 철분은 흡수를 방해하니 시간차를 두고 먹어야 해요. 비타민 C는 철분 흡수를 도와주고, 비타민 E와 코엔자임 Q10은 함께 먹으면 항산화 효과가 높아져요.
복용 시간도 영양소마다 달라요
지용성 비타민(A, D, E, K)은 식사와 함께 먹어야 흡수가 잘 돼요. 수용성 비타민(B, C)은 공복에 먹어도 되지만, 위장이 예민하면 식후가 나아요. 마그네슘은 저녁에 먹으면 숙면에 도움이 되고, 철분은 공복에 비타민 C와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높아져요.
3개월 후 달라진 점들
비타민 D 고용량 제품과 비타민 B 복합제, 오메가3를 따로 구입해서 복용했어요. 종합 비타민 하나 먹을 때보다 번거롭긴 했지만, 효과는 확실했어요.
한 달쯤 지나니 만성 피로가 많이 개선됐어요. 오후 3시쯤 되면 늘 졸렸는데, 그런 증상이 사라졌어요. 두 달째부터는 우울감도 줄어들고 집중력이 좋아졌어요. 무엇보다 3개월 후 재검사에서 비타민 D 수치가 정상 범위로 올라왔어요.
영양제만 바꾼 건 아니에요. 점심시간에 10분이라도 산책하면서 햇빛을 쬐려고 노력했고, 저녁엔 샐러드나 과일을 추가로 먹었어요. 영양제는 보조 수단일 뿐, 기본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어요.
영양제 고를 때 실수하기 쉬운 것들
가격이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에요. 유명 브랜드라도 성분 함량이 부족하거나 흡수율이 낮은 원료를 쓰는 경우가 있어요. 반대로 저렴한 제품 중에도 품질 좋은 것들이 있고요.
해외 직구 제품을 살 때는 더 신중해야 해요. 한국인 기준과 서양인 기준이 다를 수 있고, 일부 성분은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는 용량일 수 있어요. 저는 처음에 미국 제품을 직구했다가 비타민 A 함량이 너무 높아서 다시 국내 제품으로 바꿨어요.
유튜브나 블로그 광고에 현혹되지 마세요. 최근엔 영양제 마케팅이 정말 교묘해졌어요. 과학적 근거 없이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는 제품들이 많아요. 식약처 인증 마크와 기능성 내용을 꼭 확인하세요.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가장 확실해요. 약국에서 약사님께 상담받거나,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께 물어보세요. 온라인으로 영양제 추천받는 서비스도 있는데, 이것도 검증된 곳인지 확인이 필요해요.
종합 비타민 하나로 모든 걸 해결하려던 제 착각이 문제였어요. 내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부족한 영양소를 타겟팅해서 보충하니 확실히 달라졌어요. 영양제도 맞춤형 시대예요. 남들이 좋다는 걸 따라 먹기보다, 내게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찾는 게 먼저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