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곰팡이를 치약으로 닦는다는 얘기를 들어보셨나요? SNS와 유튜브에서 정말 많이 보이는 방법인데요. 저도 실제로 해봤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겉보기엔 깨끗해지지만 며칠 지나면 곰팡이가 다시 생겨요.
치약으로 곰팡이 닦기 시작한 이유
욕실 타일 줄눈에 까만 곰팡이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락스 냄새가 너무 싫어서 다른 방법을 찾다가 치약을 쓰면 된다는 글을 봤어요. 집에 있는 걸로 해결된다니 당장 시도해봤죠.
처음엔 정말 신기했어요. 칫솔에 치약 묻혀서 문지르니까 까만 부분이 하얗게 변하더라고요. 특히 실리콘 틈새 부분이 확실히 밝아졌어요. 상쾌한 민트향까지 나서 청소한 느낌이 확실히 들었어요.
실제로 해본 과정과 결과
일반 치약으로 타일 줄눈을 5분 정도 문질렀어요. 힘들게 문지를 필요도 없었어요. 치약에 들어있는 연마제 때문인지 표면의 까만 부분이 벗겨지는 느낌이었어요.
헹궈내고 나니 확실히 깨끗해 보였어요. 그런데 문제는 3일 후부터였어요. 같은 자리에 다시 까만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일주일 지나니까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식초를 섞어서도 해봤어요. 치약과 식초를 1:1로 섞어서 발랐더니 거품이 부글부글 올라왔어요. 물때 제거엔 확실히 효과가 있었지만 곰팡이는 마찬가지였어요. 표면만 깨끗해질 뿐 뿌리까지 제거되진 않았어요.
여러 방법 실험해본 결과 비교
한 달 동안 여러 방법을 번갈아 시도해봤어요. 각 방법의 효과와 지속 기간을 정리하면 이렇게 나와요.
- 치약 단독 사용: 표면 청소 효과는 있지만 3~4일 후 재발
- 치약+식초: 물때와 비누찌꺼기 제거엔 효과적, 곰팡이는 5일 후 재발
- 치약+베이킹소다: 연마 효과가 강해져서 얼룩 제거는 잘되지만 역시 일주일 내 재발
- 락스(희석): 2주 이상 깨끗한 상태 유지, 살균 효과 확실
- 전문 곰팡이 제거제: 3주 이상 유지, 가격은 비싸지만 효과 최고
왜 치약으론 한계가 있을까요?
치약에는 실리카 같은 연마제가 들어있어요. 이게 표면의 얼룩을 물리적으로 닦아내는 거예요. 계면활성제도 들어있어서 때를 분해하는 효과도 있고요.
하지만 곰팡이균 자체를 죽이는 살균력은 없어요. 눈에 보이는 부분만 닦아낼 뿐 곰팡이 포자는 그대로 남아있어요. 그래서 며칠 지나면 다시 자라나는 거죠.
게다가 치약의 연마제가 대리석이나 아크릴 표면엔 미세한 스크래치를 낼 수 있어요. 오히려 그 틈새로 곰팡이가 더 잘 자랄 수도 있다고 해요.
락스와 비교해보니...
결국 락스를 써봤어요. 희석한 락스를 뿌리고 10분 정도 둔 다음 닦아냈더니 완전히 달랐어요. 까만 부분이 확실히 하얗게 변했고 2주가 지나도 깨끗한 상태를 유지했어요.
락스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이 들어있어서 곰팡이균 자체를 죽여요. 표백 효과도 있어서 얼룩까지 없애주고요. 냄새는 싫지만 효과는 확실했어요.
치약 사용 시 주의사항
실험하면서 알게 된 주의점들이 있어요. 치약으로 청소할 때 이런 점들을 꼭 기억하세요.
민감한 표면에는 사용하지 마세요. 대리석이나 유리, 아크릴 욕조 같은 곳은 흠집이 날 수 있어요. 저도 아크릴 선반에 써봤다가 미세하게 뿌옇게 변한 걸 봤어요.
청소 후엔 반드시 깨끗이 헹궈야 해요. 치약 잔여물이 남으면 오히려 때가 더 잘 끼어요. 특히 타일 줄눈 사이는 칫솔로 한 번 더 문질러서 헹궈주세요.
피부가 민감하신 분들은 장갑을 끼고 하세요. 치약이라고 해도 오래 닿아있으면 피부가 건조해져요. 저는 맨손으로 했다가 손끝이 까칠해졌어요.
그래도 치약이 쓸만한 경우
응급으로 표면 청소할 땐 치약도 괜찮아요. 냉장고 고무패킹이나 창틀 같은 곳에 생긴 가벼운 얼룩엔 효과가 있었어요. 베이킹소다를 섞으면 더 잘 닦여요.
세면대 물때나 거울의 얼룩 제거에도 쓸만해요. 곰팡이가 아닌 단순 착색이나 때는 치약으로도 충분히 제거돼요.
수도꼭지나 샤워기 헤드의 물때 제거에도 효과적이에요. 치약을 묻힌 천으로 문지르면 반짝반짝해져요. 이런 금속 표면엔 치약이 오히려 광택 효과도 있더라고요.
비용 대비 효과는 어떨까요?
치약은 집에 있는 걸 쓰면 추가 비용이 없어요. 하지만 자주 다시 청소해야 하니까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요. 락스는 1리터에 2천원 정도인데 희석해서 쓰니까 한 번에 100원도 안 들어요.
전문 곰팡이 제거제는 5천원에서 만원 정도 하는데 효과는 제일 좋아요. 한 번 뿌리면 3주는 걱정 없으니까 결국엔 더 경제적일 수도 있어요.
실험 후 깨달은 점
치약은 임시방편이에요. 당장 깨끗해 보이게 하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에요. 곰팡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락스 같은 살균제를 쓰고 환기를 잘 시켜야 해요.
습기가 차지 않게 환풍기를 자주 돌리고 물기를 닦아내는 게 제일 중요해요. 아무리 청소를 잘해도 습한 환경이면 곰팡이는 계속 생겨요.
치약으로 곰팡이 닦기는 SNS에서 보기엔 신기하지만 실제론 한계가 분명해요. 급할 때 임시로 쓰되 제대로 된 곰팡이 제거제를 쓰는 게 시간도 아끼고 효과도 확실해요.
곰팡이가 너무 심하거나 넓은 면적에 퍼져있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방법이에요. 저도 벽지에 생긴 곰팡이는 결국 업체를 불렀는데 확실히 달랐어요. 비용은 들었지만 재발 걱정 없이 깨끗해졌거든요.